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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춤을 추고 있는데요

요즘 춤을 추고 있습니다. 춤이라기에는 그저 꿀렁이는 움직임인 것 같지만요. 전문적으로 춤을 배우는 건 아니고, 저스트 댄스를 시작했어요. 구독하는 여성 유튜버님도 저스트 댄스 컨텐츠를 자주 올리시고, 여기저기에서 저스트 댄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저절로 관심이 갔나 봐요. 다른 운동을 시간 내어 하기 싫어서 꼼수를 부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핸드폰에 어플을 설치하고 노트북을 준비한 후, 저스트 댄스를 일단 해봤습니다.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요. 이게 진짜 재밌더라고요! 몸을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노래를 틀고 몸을 흔드니까 재밌어서 웃음이 나는 거예요. 진짜 말도 안돼. 춤추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그때 느꼈습니다. 운동할 겸이 아니라 재밌어서 계속..

2021.02.02

낯가림대마왕 (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읽으시겠습니까? [YES]

안녕하세요, 레라비언들. 차차입니다. 8기부터 함께 글을 쓰게 되었는데, 어느새 9기가 되었어요. 요즘 레라에 들어가면 처음 보는 닉네임이 부쩍 많아졌는데 볼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가득 차오릅니다. 레라에 들어오기 전 저는 한참 눈물과 함께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픈 일이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어요. 괜찮다가도 다시 안 괜찮아지는 무한루프에 빠져서는 순간 순간의 감정의 파도에 가만히 몸을 맡겼어요. 제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달라지는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그저 상황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아주 오래 흐를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괜찮아진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눈물이 나면 나는 대로 두었고, 괜찮아졌다고 느끼면 또 그대로 두었어요. 지금은 어떠냐고 물으신..

2021.01.31

생각을 없애주는 네모

오랜만에 책꽂이에서 네모로직 책을 꺼냈습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두께이지만 앞부분만 한 흔적이 있고 뒤에는 아주 깨끗했어요. 네모로직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고3 수능이 끝나고 나서입니다. 수능이 끝나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할 일이 갑자기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학교에 가면 틀어주는 영화를 보거나, 자거나,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했어요. 그렇게 무료하게 보내던 어느 날 학교에 친구가 네모로직을 가져왔어요. 재밌어 보여서 옆에서 얼쩡거렸더니 친구가 네모로직 페이지를 한 장 찢어주었습니다. 친구가 준 종이를 받아 들고 바로 제 자리에 와서 하기 시작했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재밌다고 느꼈던 감각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시간 때우기에도 얼마나 좋은지 네모로직을 하다 보면 금방 하교 시간이 되는 것 같았어요..

2021.01.30

기다림은 행복과 맞닿아 있다

글은 오늘 쓰지만 어제의 일기입니다. 어제 드디어 기다리던 새 노트북이 도착했습니다! 작년 12월 말에 쓰던 노트북이 갑자기 고장 나서 새 노트북을 주문했어요. 예약판매 상품이라서 주문을 하고 상품을 받기까지 2주나 걸리긴 했지만요. 지금 새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글쓰기 전에는 게임도 잠깐 했어요. 전에 쓰던 노트북과 데스크탑으로는 사양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게임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정말 행복합니다! 노트북 성능도, 디자인도, 색상도 모두 만족스러워요. 사은품으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도 함께 왔어요. 오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시험해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어제보다 오늘 더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새 노트북으로 글도 열심히 쓰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갑자기 의욕..

2021.01.28

내 집이 있어야 해

알람 없이 눈이 떠진다. 잠에서 깨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집에는 나밖에 없다. 고요한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한다. 아침은 간단히 먹는다. 토스트를 먹어도 좋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꺼내 밥을 먹어도 좋겠다. 조용하게 식사를 마치고 평일에 미뤄두었던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고, 유튜브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있기도 하고. 내가 만들어 내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집에서 마음 편하게 휴식을 취한다.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집이 아니라, 내 에너지를 채워주는 집이다. 햇빛이 좋으면 빨래를 널고, 점심을 먹고 나서는 청소기를 돌린다. 그림을 그리고, 친구들과 게임도 한다. 저녁에는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와 잠..

2021.01.26

새해 복은 여자들만 받으세요!

이틀 동안 새해 계획을 세웠다. 처음으로 만다라트 계획표를 작성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새해 계획을 세우는 일은 어렵지 않고 늘 즐겁기만 한 일이었는데 신기했다. 새로운 해가 오면 무엇이든지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매일 해야 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조금 높은 목표도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 당연히 결과는 좋지 못했다. 2020년은 특히 더 그랬다. 2019년 연말, 2020년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흐지부지되어버렸다. 3월부터는 마음을 고쳐먹고 달리기 시작했지만 6월, 7월 즈음 번아웃이 왔다. 1년 치 에너지가 다 소진된 것 같았다. 번아웃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하반기를 보내게 되었다.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고, 강박증에서..

2021.01.25

부재의 실감

습관은 부재를 실감 나게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습관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데 나도 모르게 습관대로 행동한다. 그럼 네가 생각난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습관을 따르지 않으면 그래도 네가 생각난다. 습관을 만들어준 네가 더 이상 곁에 없다. 아프다.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 봤다. 원하는 삶의 방식을 위해 의도적으로 습관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습관은 모르는 새에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좋아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그래서 더 잘 해주고 싶은 마음.

2021.01.24

사랑하는 친구에게

안녕.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 며칠 전 네가 준 편지를 다시 읽었거든. 올해 여성주의를 제대로 접하고 네가 곁에 있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이상한 세상을 알고 나니 여성주의자의 존재가 더 귀하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내 주위엔 그 귀한 존재가 너밖에 없었고. 지금은 그래도 꽤 있지만 말이야. 덕분에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후 느꼈던 고립감을 덜 수 있었어. 고립감을 덜기 위해 함께 여성주의를 공부하자던 제안에도 흔쾌히 알았다고 해줘서 고마워. 너가 말했지. 나와의 관계가 넓지 않은 인간관계를 넓혀주는 지점인 것 같다고. 나도 그래. 너와의 관계가 좁은 내 세상을 넓혀주고 있어. 이렇게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공통점이 많은 관계는 여자들 얘기를 함께 하면서 더 넓어지는 것 같지. 이제는 여성주의뿐..

2021.01.22

백설공주와 과학자

백설공주 이야기 알아? 왕자랑 결혼? 아냐, 그건 남자들이 지어낸 얘기고 마녀에게 독사과를 받은 백설공주는 그 사과를 일곱 난쟁이에게 나눠주었어 난쟁이들은 다 죽었고 백설공주는 오두막을 차지했지 나는 누구냐고? 독사과를 준 마녀 마녀가 아니라 과학자이긴 하지만 아, 그래서 백설공주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냐고? 예쁘게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 그리고 내 옆에서 와플을 먹고 있어 사과잼을 듬뿍 바른 와플을 참 달달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

2021.01.21

진짜 편지

올해 2월에 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다시 꺼냈다. 짧지만 따뜻했다. 편지 같은 편지였다. 편지를 잘 쓴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까지 받고, 써온 편지는 누구야 안녕, 우리 어떻게 만났지, 그동안 이러이러한 것들을 함께 해서 기쁘다,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자의 틀을 완벽하게 갖춘 편지였다. 주로 친구들의 생일에만 편지를 주었고, 내 생일에만 편지를 받았다. 어렸을 땐 편지를 받는 게 좋았다. 손편지를 좋아한다고 했던 것도 같다. 이젠 생일 편지를 쓰지 않는다.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오랜만에 받은 손편지를 본 순간부터 기분이 좋았다. 우편함에서 편지를 가져왔던 게 나였는지, 아니면 가족들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편지를 받아들고 기분 좋은 숨을 들이켰던 기억은 생생하다. 봉투도 아주 조심조심 뜯었다. 문학의..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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