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멀리하고 나서부터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을 적을 곳이 없어졌다. 그래서 아날로그 인간이 되기로 했다. 핸드폰 대신 수첩과 볼펜을 항상 내 곁에 두고 있다. 예전에 사놓고 쓰다 만 수첩을 벌써 두 개나 다 썼고, 이제는 세 번째 수첩에 내 생각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수첩에는 쓰고 싶은 글의 조각들,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그냥 순간 깨달아지는 것들,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들, 책을 읽으면서 한 생각들, 내 꿈과 소망, 그날 꾼 꿈, 내 칭찬 등 많은 것들이 적혀 있다. 낮에는 책상이든 어디든 항상 내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수첩과 볼펜이 있고, 잘 때도 마찬가지다. 베개의 왼쪽 자리는 이제 수첩과 볼펜의 자리가 되었다. 그 옆에는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뒤집은 다음 컵의 바닥을 뚫어 이제는..